얼마전에 제주도 사는 친구랑 안산 본오동에서 만났습니다.
저녁에 술 한잔 하려고 본오동 고깃집을 검색해 봤는데 본오2동주민센터 건너편에 있는 제주삼육돈이 유명하더라고요.

 

 

제주에서 온 친구 놈은 서울까지와서 제주근고기를 먹어야겠냐며...

하지만 인터넷에서 본 저 고기의 비쥬얼이 너무 끝내줘서 꼭 가고 싶었습니다.

이미 친구는 뒷전이었죠.

 

 

연탄불에 구워주는데 뭐랄까? 제대로 된 집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쓸데없이 화려하고 괜히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집이 아니었어요.
사실 저도 최고급 숯에 구워 먹는 소고기보다는 연탄불에 구워 먹는 질 좋은 돼지고기가 훨씬 좋거든요.

 

 

친구가 소싯적에 근고기좀 구워봤다며 점원 분이 오기 전에 먼저 저렇게 고기를 절단내 놓았습니다.
그래도 이놈 제법 쓸모가 있네요.
고기가 크다보니 아무래도 불 위에서 손이 많이 가더군요.
그래도 수고로움을 감수할만한 맛이었습니다.

 

 

평소에 먹던 고기와 부위가 다른 건 아닐텐데 식감이나 맛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어요.
아마 좋은 제주 돼지를 쓴데다가, 굽는 방식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굉장히 중독성 있더라고요.
친구 녀석한테 맛이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제주에서 잘하는 근고기 집을 아는데, 거기랑 비등하다고 하더군요.
절대 더 낫다곤 하지 않는 건 제주도민의 자존심이겠죠?

 

 

친구는 멜젓에 고기를 찍어먹던데, 저는 비릿한 맛이 잘 적응이 안 돼서 한 점 먹고 말았습니다.
역시 서울 사람은 쌈장이죠.
쌈장에 마늘을 찍어서 쌈을 싸 먹으니까 제대로네요.

 

 

파절이와 같이 먹어도 맛있더군요.
요 근래에는 이렇게 좋은 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것 같네요.
고깃집마다 너무 고기 편차가 심해서 잘못 걸리면 진짜 맛없는 고기를 먹을 때가 많잖아요.
비계만 잔뜩 붙은 고기를 양심 없이 내놓는 경우도 많고...
가뜩이나 요즘 고기값도 비싼데 -.- 제주삼육돈 처럼 양심적인 가게가 많아져야할텐데요.
본오동 고깃집으로 많이 거론될만합니다.

 

 

깻잎에도 싸먹어봤습니다.
제주근고기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네요.
그냥 고기만 먹어도 훌륭하고, 싸 먹으면 더 훌륭하고 본오동 고깃집에서 기분좋게 고기먹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되면 다른 친구들도 데리고 와봐야겠네요.

 

 

귀여운 돼지가 입구에서 맞이하는 본오동 고깃집 제주삼육돈.
본오2동주민센터 건너편에 있어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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