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야. 제가 이런 전화를 받게 될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개그콘서트의 황해나 유튜브에서 조선족 보이스피싱관련 영상을 보고 많이 웃었었는데 막상 전화를 받고나니

기가차고 어이도 없어서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고 하면서 좀 전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또박또박한 발음은 조선족말투처럼 어색하진 않았으며 한국말이 굉장히 유창합니다.

어쩌면 실제로 한국사람이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조목조목 하나하나 설명까지하면서 이야기하는것이 정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찰청 보이스피싱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제 개인정보가 유출이 됐고 제 주민번호를 누군가가 이용, 대포통장을 만들어서 3천만원을 인출했다는 내용이었구요.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고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궁금한것은 제 수중엔 3천만원이란 돈이 없는데 어떻게 된건지 굉장히 의아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제 수중엔 그럴만한 돈이 없는데 어떻게 된거죠?" 라고 물으니 그래서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말이야? 그래서 전화를 했다니.'

그러더니 본인확인을 위해서 주민번호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소리야? 본인확인을 위해서 주민번호를 알려달라니? 검찰청 맞아?'

그쪽에서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 왜 물어보느냐 했더니, 본인확인절차이니 계속 알려달라고 합니다.

참내. 기가막혀서.

아무튼 지금 급하게 하던일이 있는지라 담당자분 성함과 연락처를 물어보니 친절하게 메모를 하라고 알려줍니다.

전화통화상 딱히 의심할만한 것은 없었지만 제가 이미 보이스피싱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검찰청담당자의 말은 그럴듯했어도 이미 첫단추가 말이 안됐거든요.제 수중에 3천만원이라니. 말도 안돼.ㅋㅋㅋ

전화를 끊고서 참 신기했던 점은 제가 물어볼만한 질문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바로바로 응대를 했구요.

의심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면 꼼짝없이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개그콘서트의 황해소재가 매주 바꼈듯이 보이스피싱도 나날이 발전하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행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전화가 온다면 그냥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보여도 말이 안되걸랑요.

어느날 갑자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고 전화가 오면 절대로 진짜로 속지마시길 바랍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