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대하구이 가을엔 하태하태

 

이전까지는 산낙지 먹을 때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요즘에 외국인들이 나오는 프로그램들 보다보니까
한국에 오면 꼭 먹고싶어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산낙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올드보이 때문이기도 하고 꿈틀꿈틀 살아 있는 낙지를 먹는다는 게 엽기적이면서도 호기심이 이나봐요.
이번에 친구가 외국인친구와 같이 만나자길래 그럼 대부도에 있는 맛집에 가보는 건 어떠냐고 추천했어요.

 

 

이런 해산물 요리는 외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것들이니까요.
특히나 지금은 대부도 대하구이 철이라서 서해바다로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이기도 해요.
드라이브하기에 날씨도 너무 좋아서 여러가지 후보 중에 호남9호가 선택되었어요.

 

 

이곳에서는 보통 스페셜 코스 메뉴를 시켜요.
단품으로 시키는 사람들도 있긴 했는데 대부분 이걸 주문하더라고요.
시켜보면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는데 이토록 푸짐하게 코스가 나오는 횟집은 보기가 힘들어요.

 

 

종류도 상당히 버라이어티해요.
키조개 관자 무침이며 문어나 돌멍게 같은 스키다시 그리고 조개찜, 회 같은 것들이 차례로 등장하지요.
이런 음식을 처음 먹어본 외국 친구는 벌써부터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이 조개찜이 이 집에서 정말 특징적인 메뉴예요.
다른 곳들은 그냥 조개만 들어있는데 여기는 오징어나 대나무통밥, 닭 같은 것들이
한번에 들어 있어서 요리 처럼 즐길 수 있거든요.
횟집에서 주문하는 요리들은 대부분 정말 간단히 조리되서 나오는 게
대부분이라서 별로 요리처럼 느껴지지 않았는데 여긴 아니었어요.

 

 

 

 

처음에 나오는 키조개초무침은 끝까지 계속 손이 가요.
회도 그렇고 조개도 야채 무침과 함께 먹으면 별미예요.
새콤달콤하게 유자청과 초고추장이 어우러진 소스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 회를 먹을 때도
특별히 조제해서 먹고 싶을 정도로 잘 맞아요.

 

 

회를 많이 먹는 나라 중에선 일본이 있는데 그쪽에선 주로 선어를 먹어요.
한국에서 먹는 것과 식감이 완전히 다르지요.
조금 더 부드럽고 녹아내리는 느낌에 가까워요.
한국에서 판매하는 활어회는 살아 있는 생선을 바로 썰어서 내기에 식감이 쫄깃쫄깃해서 씹는 맛이 있지요.

 

 

이렇게 신나게 음식을 먹고 있으면 대부도 대하구이가 등장해요.
다른 계절에 먹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크기가 큼지막해요.
새우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어봤는데 소금에 구워서 먹는 게 가장 맛있지 않나 싶어요.

 

 

새우 그대로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면서도 간도 적절하게 되어 있어서 구미가 당기지요.
대부도 대하구이는 팔딱팔딱 살아서 뛰어다니는데 그래서 외국인이 무척 놀라더라고요 처음에 산낙지를 봤을 때와
같은 반응이었어요.

 

 

그래도 신선한 음식이라는 느낌이 드니까 더 맛좋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입가심으로는 매운탕이 나왔어요.
매콤한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고 나서야 먹부림이 끝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