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정장을 맞추러 이태원에 갔다가 알파양복점에 들렀습니다.
여기가 싸고 좋다는 소문때문에 젊은 친구들이 많이 들른다더군요.
친구는 이번에 공무원 준비하던거 다 접고 취업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나이도 먹고 경력도 없어서 취업도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첫인상은 무척 중요하니까요.
비싼 옷을 입는다고 점수를 더 받는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깔끔하게 몸에 잘 들어맞는 맞춤 양복은 좀 더 신뢰감과 단정함을 보여줄 수 있죠.

 

 

사장님께 물어보니 면접 정장으로 잘 나가는 색은 군청색이라고 합니다.
검은색은 너무 딱딱해보여서 요즘은 어두운 청색을 많이 입는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취업도 하지 못한 준비생이 무슨 돈이 있어서 맞춤을 할까 싶은 사람들이 있을텐데
생각보다 맞춤은 비싸지 않아요.
물론 좋은 원단으로 하면 가격이 올라가지만 국내산 브랜드로 맞추면 그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죠.

 

 

알파양복점은 강남 쪽과 비교해보면 가격이 참 착합니다.
그래서 면접 정장을 저렴하게 맞춤으로 구하는 친구들이 일부러 이태원을 많이 찾아오는 것 같더라구요.
혹시나 실력이 떨어지거나 촌스럽게 옷을 만들어주면 어떻게 하나 싶기도 하지만
전통이 깊은 곳이라서 실력하나는 참 좋아요.

 

 

강남쪽과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는 실력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화려함과 올드함의 차이라 할 수 있겠죠.

매장이 허름하다고 해서 옷을 못만들지는 않는다고 봐요.

간판없는 음식점이 맛집인 경우가 많듯이 말이죠.

그러니까 굳이 웃돈을 주고 강남에서 맞출 필요가 없지요.

 

 

여기 사장님이 제단사 출신이라죠? 그래서 가봉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주십니다.
보통은 그냥 공장에서 가봉을 해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렇게 가게에서 사장님이 직접 가봉을 해주고 잡아주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거지요.

 

 

한 자리에서만 수십년 일하셨기에 단골이 참 많은 집입니다.
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말이지요.
요즘 트랜드에 맞춰서 스타일을 맞춰 주시니까 몸에 잘 맞으면서도 옷 태가 나도록 해주셔요.

 

 

맞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고 해도 사장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것들을 들으며 천천히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면 됩니다.
옷을 완성해나가는 과정 하나하나를 보고 나중에 면접 정장을 친구가 입어보면 기성복과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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